skin by 꾸자네
그러니까.. 안똑똑하면 언어는 두개만 하자.

사실 하나만 해도 충분한 것 같지만.  여태까지 손대본 언어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라틴어, 중국어, 불어 이렇게 여섯개인데,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두개.  나머지는 정말 손만 대 본 언어들이다.


한국어야 원어민이고, 영어는 이쪽에 계속 살았으니 일상생활이나 토론, 가벼운 비지니스 토크 정도는 가능하지만 나머지는 거의 장난식으로 배운 거.  일본어는 히요꼬랑 와따시와 강코쿠진데스에서 끝났고 (글쓰면서 더 생각해봤는데 우시 이런 것만 알겠고 심지어 쓰는 법도 모르겠음), 라틴어는 고등학교때 2년을 채우긴 했는데 아직도 메아 쿨파 (mea culpa, 내 탓입니다- 성경적인 의미가 크다)라던가 그런 문장/구/단어 몇개만 기억나고.(역시 손만 댔다)  라틴어는 정말 최악인게, 불어나 영어같은 경우는 주어에 따라서 동사 어미만 바꾸면 되는데, 라틴어에선 모든 게 다 어미가 바뀐다.  3인칭 단수 여성형 명사의 주어 형식에 3인칭 단수 현재형 동사에 2인칭 복수 목적어 형식...뭐 이런 식의 조합.  게다가 동사 시제도 상당히 복잡하고. 가물가물해서 생각은 안나는데, 하여간 장난아니다.  게다가 불규칙동사며 명사는 왜 그렇게도 많아서 매일같이 단어 어미만 외우다 끝난듯.  로마인들이 괜히 세계를 정복한 게 아니다.  이걸로 말을 했다니 얘넨 진짜 똑똑했을거야. ( 반대로 언어 체계가 너무 복잡해서 망했다는 설도 얼핏 들은 것 같지만, 어쨌든.) 


그리고 대학교에 와서 중국어를 1년 배웠는데, 속도가 빨라서 일상생활 대화같은 건 어느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고, 불어는 라틴어에서 했던 컨쥬게이션이랑 비슷한데다 영어랑 비슷한 게 많아서 적응하는 중인데 이번에 와서 수업에 늦게 들어갔더니 좀 뒤쳐지긴 했다.  그래도 불어는 재미있어서 졸업때까진 꾸준히 들을 것 같으니까.


어쨌거나, 문제는 불어 작문하면서 내 친구를 쓰려고 하면, mon ami 대신 wo de peng yo(중국어 ping ying)를 쓰고 있다는 거다.  한국어 아니고 영어 아니고 그 다음 외국어로 내 친구를 뭐라고 하더라...아 워더펑요.  이런 식으로 뇌가 작동하고 있는 듯.  하여간 열심히 안하고 어설프게 배우고 눌러놓질 않으니 툭툭 다 섞인다.  뭐든지 똑바로 안배우면 문제가 많다니까.  그래도 스페인어+불어+영어라는 조합으로 배우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렇게 배운 애들은 정말 헷갈리겠더라구.
by 스플렌다 | 2009/09/27 18:43 | 스치는 생각 | 트랙백(1) | 덧글(16)
Tracked from 은둔생활도피처 at 2009/09/27 21:20

제목 : 아하하하 내 추억담 하나.
그러니까.. 안똑똑하면 언어는 두개만 하자. 갑자기 생각난 일화가 있어서 글을 쓴다. 지금까지 난 언어를 대략 5개 가량을 '접했다' 한국어는 접한게 아니라 모국어라서 그냥 패스. 그 외로 5개인데 대략 영어, 일본어, 독일어, 중국어, 라틴어 순이다. 이 중에서 가장 잘하는 외국어를 꼽으라면 단연 영어...가 아니라 일본어다. 아이러니한건, 난 정규 일본어 과정을 배운적이 없단거(비바 덕후) 여하튼 영어랑 일본어랑 둘중 회화......more

Commented by 월요일 at 2009/09/27 19:05
아하하하 저도 비슷한 경험이 많아요. 일본어는 배운 적 없지만 그쪽 애니메이션이랑 드라마를 좀 봐놨더니 쓸데없이 입에 배어서. "이거는요?" 하고 중국어로 물어보다가 "나거 와?"하고 중국어에 일본어 조사를 섞어서 쓰질 않나. "오늘 너무 더워."를 "찐티엔 이즈 타이르어" 하고 중국어랑 영어를 섞어서 쓰질 않나. 네이티브들은 귀여워해주지만 본인은 속탄다구요. 허허허
Commented by 스플렌다 at 2009/09/28 03:56
그쵸... 게다가 진지해야 하는 상황에 툭 튀어나오기라도 하면!;
Commented by 세까랑 at 2009/09/27 21:05
아... 짧은 추억이 생각나서 트랙백 납치해갑니다아~
Commented by 스플렌다 at 2009/09/28 03:56
글 재미있게 읽었어요~ ㅋㅋ
Commented by 루아 at 2009/09/27 21:45
아하하하...
전 스페인어를 일년 정도 배우고 나서 불어를 배웠거든요. 훌륭한 밑걸음이 되긴 했는데 스페인어는 완전 다 까먹었어요. 앗, 아니다, 처음엔 가끔씩 oui 대신에 si를 쓰다가 망신살이 뻗치기도;
Commented by 스플렌다 at 2009/09/28 03:57
으앗. 스페인어 불어 영어 조합이네요(...)
그래도 스페인어 배우면 여기저기 쓰이는데가 많아서 좋을것같아요!
Commented by jueyuki at 2009/09/27 21:46
예전에 신촌의 흔한 고깃집에서 신나게 술잔을 꺾다가 우르르 몰려온 일본인들이 한 테이블을 점령하고 앉는 순간, 옆에 있던 지인(지금은 연락을 끊었기에 남입니다만)이 그 테이블로 달려가선 오, 일본인! 도모다치! 도모다치! 타령을 해대기에 끌고 나왔던 쪽팔린 기억이 떠오르네요;
Commented by 스플렌다 at 2009/09/28 03:58
저 인터넷에서 찾아봤어요, 도모다치가 무슨 뜻인지(....)
그 분 많이 취하셨었나봐요(...)
Commented by 비맞는고양이 at 2009/09/27 22:02
일본어 선생님이 하와이 나가서 아이엠캉코쿠진 이라고 했다는게 기억나네요 ㅋㅋㅋ
Commented by 스플렌다 at 2009/09/28 03:58
정체성의 혼란이 오셨었던 걸지도...?!
Commented by Dive at 2009/09/28 09:28
이야.. 그래도 그렇게 많은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다니 신기합니다. 천재....? *_*
Commented by 스플렌다 at 2009/10/02 12:50
아뇨 제대로 하는 건 영어 한국어밖에...;ㅅ;
저도 제가 천재라면 좋겠지만!_!
Commented at 2009/09/28 10: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스플렌다 at 2009/10/02 12:50
제말이요 ㅋㅋㅋ 이래도 보내시겠나요(....)
유학와서 늘어가는 건 덕력과 사진뿐(?!)
Commented by yamako at 2009/09/29 00:05
독어한번 해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스플렌다 at 2009/10/02 12:50
독어가 그렇게 어렵다면서요 언니...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